10명이 써도 한 명이 만든 것처럼 – 기획서 톤 앤 매너 표준화의 비밀

열 명이 만든 제안서를 한 권으로 묶을 때, 각양각색의 톤 앤 매너로 통일성이 무너지는 것이 대형 프로젝트의 가장 큰 문제다. 단순한 표준 목차나 폰트로는 해결되지 않는 기획서 톤 앤 매너의 숨겨진 비밀이 존재한다. 이 글은 화려한 치장을 버리고 ‘네모, 세모, 동그라미’와 ‘절제된 색상’만으로 어떤 대형 프로젝트도 3일 만에 통일성 있게 완성하는 전문가 팀워크 표준화 원칙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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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장의 팀원 하나 하나에 대한 기본기 훈련은 마무리를 향해 달려간다. 숲과 나무를 구별하여 볼 수도 있고 통합하여 볼 수도 있으며 그 내용을 채우는 로직 트리에 대한 훈련도 마무리에 와 있다.

각각의 팀원은 이제 기본기 훈련을 마무리하였으나 문제는 팀워크다. 한 명이 혼자서 마무리하는 기획서라면 팀워크는 문제될 것이 없으나 사정은 그렇지 않다. 보통은 2명 이상이 한 조가 되어 업무를 진행하고 대형 프로젝트에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5명 이상이 한 조가 되어 기획서를 작성한다. 이 실장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각자의 기획 능력은 잘 갈무리가 되었으나 한 권으로 묶고 나면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기획 방법이 표현된다. 톤 앤 매너(Tone & Manner)란 바로 이러한 다양한 기획 방법을 표준화하는 것이다.

이 실장은 팀원 전체를 소집하여 특별한 지시를 건넨다.

“열 사람이 만든 제안서지만 다 모으면 한 사람이 만든 제안서처럼 보여야 합니다. 제안서의 톤 앤 매너를 일치시킬 수 있도록 기본안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임 차장을 중심으로 샘플을 만들어 배포하고 반드시 톤 앤 매너를 지키도록 해주십시오. 톤 앤 매너를 지키지 않는 제안서는 외부에 나갈 수 없습니다.”

임 차장은 이제 TF를 구성하고 제안서의 표준 목차, 표준 방법론, 글자(폰트) 크기, 거버닝 메시지 위치, 표준 색깔, 표준 도형, 표준 표지 등 모든 것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선진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컨설팅 펌의 모든 사례를 모으고 고객사에 제출한 경쟁사의 자료를 참고하는 등 일주일 동안 바쁘게 표준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최종적으로 작성된 표준 1안과 2안을 두고 이 실장은 전 팀원을 모아 회의를 거쳐 표준안을 최종 확정하고 공지하기에 이른다.

이 실장이 생각하는 톤 앤 매너는 완성되었지만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비밀이 하나 있다. 톤 앤 매너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은 사실 표준 목차와 표준 방법론과 표준 글자 크기 등에 있지는 않다. 자리를 잡고 있는 많은 경쟁사 또는 후발 업체를 보더라도 이 정도는 이미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정도의 톤 앤 매너로는 여전히 제각각인 기획서가 작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제는 한장 한장에 올라가는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표출하는 방식이 정의되어 있지 않는 데 있다.

PT를 대부분의 기업이 사용하게 되면서 이와 같은 문제가 야기되었다. 워드로 작성되는 기획서는 톤 앤 매너를 일치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작업이었으나 문제는 화려하게 원하는 대로 작성이 가능한 PT가 기획서의 정석이 되어가는 지금 동시에 여러 팀원들이 단기간에 동일한 톤 앤 매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 임 차장이 정의한 톤 앤 매너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PT의 현란한 기술을 사용하기 힘들어 하는 작업자들이 많아지는 것도 문제다. PT의 애니메이션 삽입과 슬라이드 넘김 기법, 화려한 색채감의 조정 등 잘만 쓴다면 얼마든지 머리속에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 잘 포장할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 실장은 그와 같은 화려한 치장은 질색이다. 바로 여기에 이 실장의 팀원들이 빠른 시간 내 놀라운 팀워크를 발휘하는 비법이 숨어 있다. PT 사용법 또는 기획서 작성법을 강의하는 많은 외부 강사들이 PT를 잘 활용하는 법을 설명하고 있으나 이는 기획서 만드는 데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니 그보다 엄청난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이 실장의 지론이다. 따라서 이 실장이 생각하는 PT 기획서는 네모, 세모, 동그라미 등 기본적인 도형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기법에 오히려 중점을 둔다. 화려한 애니매이션이나 치장보다 네모, 세모, 동그라미, 화살표만으로 구조화하는 방법을 모든 팀원이 동일하게 인식하고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이 실장이 주창하는 톤 앤 매너의 최종적인 통일성의 모습이다.

색깔론도 이 실장이 결코 가볍게 넘어 가지 않는 톤 앤 매너 중의 하나다.

‘가장 절제된 색깔만을 표현할 것!’

이것이 이 실장이 요구하는 색깔론이다. 대부분의 문서가 흰색과 검은색으로만 표현되도록 조정하며, 혹 더 필요하다면 회색을 사용하여 모든 문서의 강약을 표현한다. 또는 너무 단조롭다고 생각되거나 문서의 양이 많아 흰색, 회색, 검은색으로만 표현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경우 금색 또는 남색 등의 강조 역할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사실 지금 이 실장은 팀원에게 이렇게 말하지만 그 자신도 예전에 기획서를 만들 때 빨강 주황 노랑 초록, 그야말로 무지개 색깔로 치장하곤 했다. 그게 더 예뻐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 실장은 과거 L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색깔에 대해 깊이 느낀 바가 있었던 것이다.

색깔론까지 교육을 마치고 팀원들이 한숨을 돌리고 쉴 무렵 대표이사의 급한 전갈이 전해졌다. “OO제지에서 컨설팅 기획서를 요구하는데, 날짜가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가용 인력 전원이 글피까지 제안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여야 합니다. 장수는 300장 내외로 작성해 달라는 요청입니다.”

“300장?” 예전 같으면 300장은 꿈의 숫자다. 더욱이 불과 3일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 그러나 제안서의 기본기 교육이 완료된 팀원과 함께하는 이 실장은 걱정이 없다.

이번 제안은 내용보다는 컨설팅 추진 과제 정의 등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에 대한 요구가 대부분이다. 시간이 문제일 뿐 작성 내용에는 문제가 없는 주제이다. 이 실장은 곧바로 의사결정을 마무리하고 각 팀원에게 해당 주제를 분배하며 주 메시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다음 일정을 공지하면서 회의를 마무리한다. “오늘 밤 10시에 1차 취합된 자료를 리뷰하겠습니다. 자료 취합은 임 차장이 하시고, 전체 작성된 기획안은 마치 한 사람이 만든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톤앤매너
기획서 Tone & Manners 사례

Summary

톤 앤 매너 표준화는 여러 팀원이 작성한 기획서의 통일성을 확보하는 핵심이다. 이 실장의 팀은 표준 목차, 색상 등 일반적인 톤 앤 매너를 넘어, 네모, 세모, 동그라미와 같은 기본 도형만으로 모든 아이디어를 구조화하고 절제된 색상만을 사용하여 3일 만에 300장 기획서도 한 사람이 만든 것처럼 완성하는 최종 통일성 비법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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