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가 살아서 꿈틀거려야 한다 – 글의 톤을 조절하는 핵심 비법
제안서는 문장력이 승부를 결정한다. 조사를 생략하고 불필요한 단어를 제거하면 글에 힘이 실린다. 같은 내용도 문장을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임팩트가 달라진다. 글자 하나하나가 살아 꿈틀거리는 제안서를 만드는 실전 기술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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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 완성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남은 관문은 하나다. 문학 소년소녀가 되는 것이다.
기획서나 제안서나 어떤 글이든 느낌이라는 것이 있다. 글에서 풍겨나오는 느낌을 글의 톤(Tone)이라고 한다. 글을 읽을 때 느껴지는 글의 감각, 냄새, 색깔이 곧 글의 톤이다. 어떤 글은 향기가 나기도 하고 악취가 나기도 하며 활기 넘쳐 보이기도 하며 서늘하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글의 톤이다. 글의 톤은 글의 주제나 소재가 주는 느낌과는 분명히 다르다. 글의 주제나 메시지와 무관하게 풍겨나오는, 바로 그것이 글의 톤이다.
이 실장 팀이 작성하는 제안서가 팔려 가기 위해서는 한 문장 한 문장 포장이 필요한데 각각의 문장을 포장하는 기술이 톤이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마치 꿈틀거리듯이 글을 작성하지 않으면 그 제안서는 빛을 잃게 된다. 각각의 문장이 힘이 없다면 전체 메시지도 힘을 잃게 되고 밋밋해져 버린다.
살아 꿈틀거리는 제안서가 아니라 기계적인 제안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마치 혼을 불사르는 장인정신이 담긴 도자기인 듯 제안서의 문장도 혼을 담은 장인정신이 살아 있어야 한다.
전반적인 글의 톤을 조절하는 작업은 사실 고수의 영역이다. 이 실장은 글의 톤을 조절하는 몇 가지 기술을 팀원들과 나눌 생각이다.
가장 쉬운 예가 문장의 조사를 생략하는 기술이다. 주로 관공서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데 많은 고심 없이도 글의 힘을 농축하는 데 유용하다.
👉 문장의 조사를 생략하여 글의 톤 조절하기
가. 효과적인 인사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사권자의 막강한 자율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나. 효과적 인사 정책 실현을 위해 인사권자 자율권 최대 보장 필요.
“모두 여기를 보세요. 제안서에 표시된 가항을 어떻게 수정해야 글이 살아날까?”
이 실장은 이제 문학수업을 하는 선생의 자세이다. 제안서 마무리라는 대과제는 머리에 없는 듯하다.
위 사례에서 가항과 나항의 글에서 느껴지는 농축된 힘의 크기가 분명히 다르다.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나 나항은 조사 생략의 기술을 통하여 글의 힘을 최대한 압축하여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전체적인 문장 길이를 축소함으로써 글이 넘치거나 줄바꿈해야 하는 귀찮음을 최대한 방지한다. 특히 한두 줄로 모든 내용을 압축해서 설명해야 하는 페이지에서는 이러한 기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실 이 기술은 이 실장이 S전자에서 마케팅팀으로 전배되어 처음 작성한 기획서를 올리던 날, 그 당시 팀장이 이 실장에게 가르쳐준 비결이다. 아직 많은 이들이 이 기술을 익히지 못하고 있는데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본다.
또 다른 기술로는 불필요한 단어의 축소나 변경으로 글의 힘을 압축하는 방법이다. 습관적으로 같은 내용을 담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중복된 두 단어는 꿈틀거리지 않고 죽은 듯이 엎드려 있게 된다. 꿈틀거리는 역할을 어느 단어가 수행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국어 시간에 배운 쉬운 예를 들면, ‘서울역전 앞’이 좋은 설명이 되지 않을까?
“이제 다른 기술을 배워볼까?”
글쓰기 강의가 이어지면서 팀원은 모두 제안서를 쓰면서 한번도 이런 시간이 없었다는 듯 신기한 표정으로 집중하고 있다. 이 시간만큼은 제안서를 쓰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잔혹함이 없다.
👉 불필요한 단어를 축소하거나 변경하기
가. 기획서를 기획할 때 필요한 자질을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
나. 기획서를 작성할 때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것이…인사권자 자율권 최대 보장 필요.
가항의 내용 중 ‘기획서’를 ‘기획’할 때 동의어가 두번 사용되어 글의 힘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한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 모두 같은 의미를 담고 있어서 글이 꿈틀거리지 못하고 있다. 나항처럼 축소하고 변경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이건 연습문제야.” 이 실장은 화이트보드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적어 내려간다.
👉 불필요한 단어를 축소하거나 변경하기 – 연습문제
다. 다시 반복하거니와 계단 위로 올라갈 때는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이것은 어떻게 고쳐야 좋을까? 박 주임이 설명해 보세요.”
이제는 연습문제까지 진행하다니 이 실장이 재미를 붙인 모양이다. 갑작스럽게 지목을 받은 박 주임은 쭈뼛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어 생각이 정리된 박 주임은 자신있게 설명을 시작한다.
“다항의 경우 ‘다시’와 ‘반복하거니와’는 반복한다는 내용이 겹치며, ‘계단 위로 올라갈 때는’에서는 ‘위로’라는 단어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계단을 올라가는 것은 언제나 위로 올라가잖아요.”
이 실장의 톤에 관한 강의는 얼마 동안 계속되다가 이제는 누구도 충분히 알아들었으리라는 생각이 들 때쯤에야 막을 내린다. 이로서 장황했던 제안서 리뷰 미팅이 모두 끝이 났다. 지적 받은 내용을 최종적으로 수정하고 제본하여 제출하는 일만 남아 있다.
“제안서는 명확한 의사 전달이 생명입니다. 분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간결한 문장, 정확한 단어 사용이 기획자의 의도를 명쾌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 한 단어의 문장이 수 십개 단어와 문장보다 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연습하고 또 연습하시길 바랍니다.”
핵심 정리
- 제안서는 문장이 살아 꿈틀거려야 설득력을 갖는다. 조사 생략, 중복 제거, 단어 축약으로 같은 내용도 강렬한 힘을 낸다.
- 분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간결한 문장, 정확한 단어 사용이 기획자의 의도를 명쾌하게 전달할 수 있다.
👉 다음 글 읽기 : 제안서 제본에도 방법론이 있다 – 상황 별 다양한 제본 방법과 주의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