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전달형 PT와 설득형 PT의 차이 – 발표가 아닌 열정 가득한 설득

PT는 정보전달형과 설득형으로 나뉜다. 정보전달형은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고, 설득형은 상대방을 설득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마지막 승부처다. 현장 경험 없이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는 프리젠터는 설득형을 이해할 수 없다.

정보전달형 PT와 설득형 PT의 차이 - 발표가 아닌 열정 가득한 설득

 👉 먼저 읽기 : 제안서 제본에도 방법론이 있다 – 상황 별 다양한 제본 방법과 주의사항

프리젠테이션 실습을 시작하며

이 실장은 엉덩이를 자리에 붙여 놓지 못하고 있다. OO공사 정보화 전략 컨설팅을 위한 제안 프리젠테이션을 진행중인데, OO공사는 ‘제안 작업에 참여하였으며 동시에 컨설팅 프로젝트를 총괄할 PM(Project Manager)이 직접 제안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여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였다.

이 실장은 PD(Project Director) 역할로서 본 사업에 20% 정도 참여하도록 예정되어 있어 PM 역할을 수행하게 될 최 차장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제안을 총괄한 최 차장은 제안 내용을 숙지하고 있으며 전날 밤 비상 훈련까지 수 차례 반복하고 오늘 무대에 데뷔하였는데도 전날 연습한 것은 말짱 도루묵이다. 전날 연습한 대로만 진행해도 크게 무리가 없으련만 지금의 상황은 이 실장이 당황하기에 충분하다. 깊은 한숨과 더불어 연단에서 최 차장을 잡아 끌어 내리고 이 실장이 남은 프리젠테이션을 직접 진행하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다. 지금 같아서는 제발 큰 실수하지 않고 제한된 시간 내 발표를 마무리하고 어서 질의응답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 기도할 수밖에 없다.

급기야 심사위원장은 “남은 시간이 얼마되지 않으니 핵심 중심으로 발표해 주세요.”라는 최후 통첩을 날린다. 최 차장은 서둘러 남은 장표의 핵심을 발표하고 질의 응답 시간으로 넘어간다. “휴~!” 이 실장의 한숨이 터져 나오고 심사위원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진다.

이 실장이 기다려 온 시간이다.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지 못하여서 아쉬웠던 점을 이 시간을 통해서 해결해야 이 제안에 승산이 있다. 여느 상황 같으면 질의응답을 여유 있게 발표자에게 넘겼을 테지만 오늘은 다르다. 이 시간이 점수를 만회할 유일한 시간이다.

심사위원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이 실장은 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회의장 분위기가 한순간에 돌변했다. 지루한 느낌을 줄 정도였던 프리젠테이션 시간이 금방 지나 버린 것 같다. 심사위원들의 시선은 곧바로 이 실장에게 집중된다고 느끼자 이 실장의 목소리가 더욱 힘이 난다. 이어지는 심사위원의 질문은 이제 이 실장이 답변 내용이 중심이 된다.

‘옳커니!’ 이 실장은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답변을 이어 받는 질문이라면 심사위원도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반증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첫 질문의 답은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함이라면 지금의 답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답변이다.

10분으로 예정된 질의응답은 20분을 넘어서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질문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프리젠테이션 시간의 비관적인 상황은 상당히 반전된 느낌이다. 그럴수록 이 실장의 답은 힘을 얻어 간다. 지금의 분위기는 이 실장이 설명하고 심사위원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질문하는 것처럼 보인다.

OO공사 제안 프리젠테이션은 그렇게 겨우 끝이 났다. 경쟁사 대비 마이너스 10점 정도로 마감했던 프리젠테이션 시간을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에 충분히 만회했다고 이 실장은 자평한다.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이 실장이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지 못하고 들썩거리던 그 시간에 이 실장은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프리젠테이션 실습!’

다음 날 이 실장은 다짐했던 것처럼 전 팀원의 프리젠테이션 실습 시간을 공지한다. 이 실장과 임 차장이 도맡아 하던 프리젠테이션을 이제 아래 팀원에게 맡겨야 할 상황이 되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제안서 작성과 달리 프리젠테이션은 어떻게 진행될까?

정보전달형 프리젠테이션 vs. 설득형 프리젠테이션

전날의 프리젠테이션 분위기를 전달 받은 팀원들은 숙연하다. 사실 최 차장의 프리젠테이션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팀원들은 이제 프리젠테이션이 이 실장이나 임 차장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과제임을 깨닫고 있다. 프리젠테이션이야 당연히 위에서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이 싹 달아났다. 이 실장의 교육은 아마도 지루한 이론 강의에서 시작하지는 않을 것임을 게다가 모두 눈치채고 있다. 기획서를 작성하는 방법에서도 이 실장은 지루한 이론 강의부터 시작한 바가 없다. 외부의 프리젠테이션 강의가 별 실속이 없다는 것도 대부분 이해하고 있다.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이론 강의는 소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심지어 프리젠테이션 강사 중 일부는 현장 경험이 없는 이론가로 대부분 이 실장의 혹평을 받는 멤버들도 있다. 팀원들을 향해 이 실장은 프리젠테이션 실습을 선언한다.

“프리젠테이션 실습을 시작하겠습니다. 프리젠테이션 실습은 말 그대로 실습입니다. 프리젠테이션은 아무리 이론 강의를 들어봐야 말짱 도루묵입니다. 직접 실습에 참여해보지 않으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실습은 차 주임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 명씩 나와서 진행할 것입니다. 한 명씩 앞에 나와 발표를 하되, 틀린 부분이 발견되면 바로 중지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한 명당 딱 한 가지씩만을 언급하고 넘어갈 것입니다. 하지만 언급된 내용은 그 다음 멤버부터는 반복하여 실수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마지막 팀원이 완벽한 모습으로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게 되면 오늘의 실습은 끝이 납니다. 그럼 차 주임부터 시작할까요?”

화면에는 어제 최 차장이 발표했던 그 장표가 걸려 있다. 차 주임의 발표가 이어진다.

“OO공사 정보화 전략 컨설팅을 위한 제안 발표를 진행할 차 주임입니다. 정보화 전략 부분은 제가 많이 알고 있지 못한 내용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다 아시는 내용일 수 있으나…”

불과 3분도 지나지 않았다. 이 실장은 칠판에 ‘자신감’이라는 단어를 흘겨 쓰더니 차 주임을 중지시킨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의 핵심 요건 첫 번째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프리젠테이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인포머티브 프리젠테이션(Informative Presentation)과 퍼슈에이시브 프리젠테이션(Persuasive Presentation) 즉, 정보 전달형과 설득형이 그것이죠. 정보 전달형은 ‘이러 이러한 것입니다’라고 발표하는 것이고 지금까지 우리들이 보아 온 프리젠테이션 방법입니다. 즉, 학교에서 또는 외부 강사를 통해 배운 대부분이 이러한 정보 전달형 프리젠테이션입니다.

반면 우리에게 필요한 프리젠테이션 기술은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입니다. 설득형은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발표 대부분은 결과가 곧 수주로 이어지는 것인데 ‘이러 이러한 것입니다’를 잘 설명하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심사위원을 충분히 설득하여 우리가 원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순간이 프리젠테이션입니다.”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에 대해서 이 실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가끔 프리젠테이션 실습 강의를 의뢰 받아 진행하지만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수강생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 그의 경험이다.

 정보 전달형 프리젠테이션에 익숙한 발표자들을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이 녹록한 일은 아니다. 정보 전달형 프리젠테이션에 익숙한 발표자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연구 결과를 자신있게 발표하는 발표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발표 실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에게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을 설명하면 멍한 표정을 짓는다.

그것은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그 발표자가 프리젠테이션을 잘 마치게 되면 A학점을 받을 것이고, 발표가 엉성하였다면 B학점을 받게 되어 있다면 A학점과 B학점의 차이를 결정짓는 중요한 자리고 교수님을 설득해야 하는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이었다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반면에 모 회사의 모 실장이 어떠한 프리젠테이션을 잘 완수하면 20억원이 회사에 입금되고 프리젠테이션을 망치게 되면 수주에 실패하게 되어 회사의 재무 악화로 이번 달 월급 지급이 지연되는 현실이 되기 때문에 ‘필 수주’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어떨까?

이 두 가지 상황을 비교해보면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이 얼마나 필요한지 이제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은 상대방과 진검 승부를 해야 하는 자리고 다른 기회라고는 없는 마지막 승부처이다.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는 프리젠터라면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쟁터의 분위기를 모르는 프리젠터에게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을 설명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 실장이 프리젠테이션 강의만큼은 가려서 수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핵심 정리

  • 정보전달형은 설명, 설득형은 승부다. 정보전달형 프리젠테이션은 “이러이러한 것입니다”라고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다.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은 상대방을 설득하여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마지막 승부처다.
  • 설득형은 전쟁터를 경험해야 이해한다. 정보전달형에 익숙한 발표자일수록 설득형을 이해하지 못한다. 현장 경험 없이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는 프리젠터에게 설득형을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 다음 글 읽기 : PT의 첫 조건은 자신감이다 – 겸손한 척 말고 전문가처럼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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