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를 바라보며 생각한 후, 기획의 패턴과 톤을 결정하라

기획서는 쓰기 전에 먼저 ‘전체를 조망’하고, 목적에 맞는 톤과 패턴을 설계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실무 사례를 바탕으로 기획서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사고 전략을 소개한다.

전체를 바라보며 생각한 후, 기획의 패턴과 톤을 결정하라

👉 먼저 읽기 : 기획 목적을 분명히 하라 – So what? vs. Why so?

기획의 패턴과 톤을 결정하라

박 주임과 차 주임은 백지에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이 실장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일간지 세 부를 펼쳐 들고 빨간 색으로 열심히 무엇인가를 작성하고 있다. 평소처럼 IT 관련 신문도 아니다. 사설 면을 펼쳐 들고 두 신문을 비교하고 있다. 그러더니 갑자기 박 주임과 차 주임을 부른다. “이 두 가지 사설 비교해서 읽어보고 글의 톤에 대해서 설명해봐요.”

성격이 다른 두 신문의 사설 논조 역시 분명히 다르다. 두 사람은 두 사설의 논조에 대해서 느낀 바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실장의 설명이 뒤를 잇는다.

”이 신문 사설은 처음부터 문제 제기를 조목 조목 설명하죠? 그러더니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고 있어요. 그리고 맺음말로 정부 대처 방안을 요구하고 있죠. 이런 경우는 처음부터 매를 맞기 싫은 경우입니다. 독자로 하여금 문제 제기된 내용을 하나씩 논리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들고 마지막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하고 정부 대처 방안을 요구하잖아요. 그런데 다른 신문 사설은 다르죠? 처음부터 정부 대처 방안의 핵심을 주장하고 이어서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전달하죠. 그리고 최종적인 정리 멘트를 하고서 끝을 내고 있습니다. 이 사설은 굳이 현 시국의 문제가 무엇인지 독자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논조에요. 독자를 설득하기보다는 강한 주장을 담기 위해서 사설을 쓴 거죠. 두 신문 사설이 패턴이 다르죠? 그리고 조목 조목 설득하는 사설과 강하게 주장하는 사설의 톤이 상당히 다르죠?”

잠시 침묵이 흐른다. 박 주임과 차 주임은 이 실장의 설명을 분해하고 있다. 선문답처럼 갑자기 신문 사설의 패턴과 톤을 설명했지만 두 사람을 같이 불러 이야기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실장은 조용히 신문을 접어든다. 마치 설명해야 할 것은 다 했다는 식이다. 박 주임이 먼저 이 실장의 의도를 정리해서 이야기한다.

“실장님, 제가 작성하는 솔루션 사업 기획은 간단한 배경 설명에 이어 바로 핵심으로 들어가면 되겠네요? 솔루션 사업 기획은 내년 비즈니스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라는 계획인데 굳이 솔루션의 특징이니 시장 동향이니 등 다들 똑같이 알고 있는 내용을 정리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보다는 해야 할 일과 실행 계획이 명쾌하게 정리되는 것이 기획의 목적과도 부합된다고 봅니다.”

박 주임의 해석에 이어 뒤늦게 알아차린 차 주임 역시 말을 받는다. “내부 역량 강화 방안은요, 먼저 외부 환경 변화와 내부 역량을 진솔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할 거 같아요. 다들 인정하지 않거나 외면할 수 있는 배경을 조목 조목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역량 강화 방안을 전략과 전술로 나누어서 기획하는 것이 좋겠어요. 박 주임 숙제보다 제 숙제가 더 어려운 거 같은데요?”

이 실장은 더 부연 설명하지는 않는다. 내부 기획서를 만드는 경우 기획서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첫 걸음은 패턴에 있다. 이 패턴은 설명했던 바와 같이 기획의 목적과도 일맥상통한다. 박 주임의 기획서는 명쾌한 실행 계획 수립에 있다. 장황한 배경 설명이나 환경 분석보다 책상 위에 붙여 놓고 내년 사업을 구상하고 실현할 수 있는 몇 장의 기획서면 충분하다. 단 몇 장밖에 되지 않는 기획서라 하더라도 그 안에는 일년을 설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정확한 대안이 담겨 있다면 남들보다 인정 받을 수 있다.

많은 기획자가 실패하는 이유는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라는 상사의 질문에 대답하는 부분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차 주임의 주제는 방법론과 기법이 필요하다. 방법론과 기법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했든 차 주임이 일하는 데 필요한 절차가 곧 방법론이며 차 주임이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방법론을 뒷받침할 기법이 요구된다. 어떤 기법을 사용하여 현황을 분석할 것인지는 차 주임의 선택이다. 차 주임의 기획서는 내부 역량의 현재를 진단하고 개선 과제를 도출하며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방법론을 선택할 것이 자명하다. 다만 내부 역량의 현재를 진단할 기법이 무엇인지는 더 고민해야 할 과제다.

전체를 바라보며 생각하라

박 주임이 기획서를 만드는 경우와 임 차장이 기획서 만드는 경우 두 사람의 방식이 분명히 다르다. 임 차장은 노트북을 펼쳐 들고 곧바로 PT 화면을 열어 내용을 적어 나간다. 임 차장은 기획서를 쓰면서 생각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 셈이다. 그렇다고 임 차장이 각 장을 가득 채우면서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각 장의 목차를 작성하고 거버닝 메시지를 작성하는 식으로 전체의 논리를 만드는 작업을 수행한다. 임 차장의 경우 기획서를 만들면서 생각하는 경지에 이르렀으므로 노트북이나 백지나 다를 바가 없다.

한편 박 주임은 백지에다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스케지를 하기도 하고, 도형을 그리기도 하고, 인터넷을 검색하여 필요한 정보를 옮겨 적거나 자료 출처는 적기도 한다.

차 주임 역시 백지에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박 주임이 구체적인 실행 계획 중심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차 주임은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여러 분석 기법을 검토하고 나름대로 방법론을 구상하고 있다.

기획서를 만드는 데 주어진 시간이 일주일이라면 최소한 반 이상은 이렇게 전체를 바라보며 스토리라인을 구성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데 사용된다. 임 차장이나 박 주임 또는 차 주임 각기 편한 형태로 전체를 바라보며 생각하고 있고 아직 기획서를 작성하는 단계는 아니다. 기획서는 준비 없이 써 내려 가서는 안 된다. 지금은 목적과 패턴과 톤을 결정하고 내용을 채울 준비 운동을 하고 있는 단계다.

임 차장의 경우 처음부터 노트북으로 작성을 시작하며 매 페이지의 목차를 작성하고 거버닝 메시지를 작성하는 식으로 전체의 논리를 만드는 작업을 수행한다. 임 차장은 기획서의 상세 내용을 작성하기 전에 전체를 생각하면서 개략적인 형태로 기획서의 내용을 정리하는 스토리보드를 구성한다. 박 주임과 차 주임은 전체를 조명한 후에야 임 차장처럼 노트북으로 스토리보드를 구성한다.

제안 스토리보드 사례
A사 제안 스토리보드 사례

핵심 정리

  • 기획서는 목적에 따라 패턴과 톤이 다르다. 실행 중심 기획은 명쾌한 계획 제시, 분석 중심 기획은 논리와 공감대 형성 구조가 필요하다.
  • 많은 기획서가 실패하는 이유는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실행 방향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 기획서는 글쓰기가 아닌 전체 구조와 논리 설계다. 목적과 톤을 정하고 스토리보드를 구성하는 준비 과정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 다음 글 읽기 : 상사가 해석하도록 만들지 말라 – 명확한 메시지로 오해 방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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