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잠수함 U보트’에서 배우는 정보 가공 능력

정보 수집과 정보 가공은 완전히 다른 능력이다. 아무리 많은 자료를 모아도 그것을 어떻게 연결하고 해석하느냐가 제안의 질을 결정한다. U보트 사례처럼 조각난 정보를 퍼즐처럼 맞춰 새로운 통찰을 만드는 정보 가공 능력이야말로 차별화된 제안을 완성하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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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장과 박 주임은 많은 자료를 확보했다. 자료 수집의 벽을 넘자 이제는 자료 가공이라는 산이 버티고 있다. 박 주임은 다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그 어느 자료에도 딱 들어 맞는 자료가 없다. 쉽게 말해 베끼기 쉬운 자료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기도 조금, 저기도 조금 그런 식이다. 박 주임은 이 실장과 커피를 마시며 이런 고민을 털어 놓자 이 실장은 영화 이야기를 시작한다.

“박 주임, 예전에 독일영화 U보트 봤어? 잠수함 U보트 말야. 히틀러의 마지막 회심작이었지. 생각 나?”

이 실장의 물음에 박 주임은 알 듯 모를 듯하다. 아무래도 세대 차가 나는 것 같다. 사실 박 주임은 독일영화 U보트는 전혀 기억에 없지만 어디선가 이야기는 들은 것 같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박 주임에게 이 실장은 이제 영화가 아닌 역사 이야기를 꺼낸다.

“U보트는 말야, 히틀러의 최후의 기대작이었어. U보트가 바다를 헤집고 다닐 때 연합군은 공포 그 자체였어. 마치 이순신 장군이 왜군 앞에서 바다를 호령하는 식이었지. 그 U보트가 만들어지기 전 U보트는 독일 최대의 작전 무기였고 특급 비밀이었어. 누구든 U보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곧바로 스파이로 몰아 처형하는 식이었지. 히틀러는 독일이 승리할 수 있는 마지막 대안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에 어느날 말야. 신문에 독일이 잠수함을 만든다는 기사가 신문에 실린 거야. 독일의 어느 학자가 추측 기사를 쓴 것인데, 히틀러는 화가 단단히 났어. U보트팀에 비상이 걸렸어. 그 학자를 체포하여 심문하기 시작했거든. 누가 스파이냐, 누구에게서 정보를 들었느냐 등등 오랫동안 심문을 받다가 결국은 그 학자는 풀려났어. 그 학자는 어느 누구에게도 U보트에 대해서 들은 바가 없었고 또 U보트팀의 누구도 그러한 기밀을 흘린 사람이 없었거든.”

“그럼 그 학자는 어떻게 독일이 잠수함을 만든다는 것을 알았죠? 예언이라도 받았나요?” 궁금해진 박 주임이 되묻는다. 이 실장은 잠시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다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 학자가 심문을 받으면서 이렇게 말했어. 어느 누구도 기밀을 털어 놓은 사람이 없었고 자신도 정말로 독일이 잠수함을 만들고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는 거야. 다만 이런 저런 정황이 계속 포착되는데 이런 쪼가리 정보들을 퍼즐 맞추기처럼 끼어 맞추니 독일이 잠수함을 만든다는 것으로 유추 해석할 수 있었다는 거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결국 정보 수집과 정보 가공은 다른 능력이라는 거야.”

독일 해군 잠수함 U보트

결국 이 실장이 이 이야기를 통해 박 주임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보 수집에 이어 뛰어난 정보 가공이다. 조각 난 정보를 취합하여 독일이 U보트를 만들고 있다는 결정적인 정보를 이끌어낸 것처럼 박 주임도 정보 파편을 가공하여 ‘우리의 이해’ 영역을 채워 달라는 어려운 주문이다. 박 주임은 할 말이 없다. 물론 잠수함을 몰래 만든다는 역사적인 차원의 첩보를 가공하라는 것은 아니니 어렵다고 불평만 할 일은 아니겠지만.

정보 가공 능력은 쉽게 전수되지 않는다. 정보 가공 능력이 뛰어난 기획자가 정보를 가공한 이후 산출물을 보면 누구나 이 자료를 어디에서 얻었느냐고 묻지만 사실 그 자료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단지 정보 가공자가 조각 난 정보를 퍼즐 맞추기 형식으로 맞추고 가공하여 새로운 자료를 만들었을 뿐이다. 이런 정보 가공 능력은 타고나기보다는 경험과 실전을 통하여 배양된다.

이 실장은 이러한 점에서 아픈 기억이 몇 번 있다. 아직 프로젝트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정보 수집 능력이나 정보 가공 능력이 뛰어나 내심 마음으로 아끼던 후배 사원 몇 명이 기획 업무를 버리고 직군을 바꾸어 다른 업으로 떠난 기억이다. 떠나는 이유는 하나같이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이 실장은 이런 후배들이 떠나갈 때 가장 아쉬움이 남는다. 나름대로 뛰어난 인재들이고 좋은 성과를 보여주던 후배들이 떠날 때는 알게 모르게 옆에서 조율해주고 훈련하던 추억도 아쉽지만 그보다 떠나는 후배들이 미처 깨닫지 못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후배들은 현 상황을 기준으로 미래를 판단하지만, 좀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선배의 입장에서 정보 수집과 정보 가공은 경험이 쌓일수록 쉬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쉽게 이직을 결정하는 후배들이 이 실장은 무척 아쉽다. 그렇다고 “좀더 있어보면 쉬워질 거야” 하며 설득을 해보았자 이미 마음을 정리한 후배들의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정보 가공 능력은 말했다시피 경험과 실전을 통하여 양성된다. 컨설팅이나 기획은 재미와 위험이 공존한다. 이 분야는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기도 하고 하면 할수록 쉬워지기도 한다.


핵심 정리

  • 정보 수집과 정보 가공은 완전히 다른 능력이다. 아무리 많은 자료를 모아도 그것을 어떻게 연결하고 해석하느냐가 제안의 질을 결정한다.
  • 조각난 정보를 퍼즐처럼 맞춰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것이 정보 가공이다. U보트 사례처럼 파편적인 정보에서 숨겨진 진실을 읽어내는 능력이 차별화된 제안을 만든다.
  • 정보 가공 능력은 경험과 실전을 통해 양성된다. 처음엔 어렵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조각난 정보에서 통찰을 이끌어내는 것이 자연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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